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2장: 제로 포인트의 비밀

by 타민로그 2024. 12. 5.
 

2장: 제로 포인트의 비밀

서윤과 지후는 지하 통로를 따라 깊숙이 들어갔어요. 벽에는 오래된 전선과 파이프들이 얽혀 있었고, 곳곳에서 기계음이 희미하게 울렸어요.

“이곳이... 폐쇄된 연구소라더니 아직 살아 있네.” 서윤은 주위를 둘러보며 낮게 중얼거렸어요.

지후는 손전등을 비추며 앞서 나갔어요. “제로 포인트는 단순한 연구소가 아니야. 여긴... 미래 예측 데이터의 중앙 허브였어. 모든 타민로그의 정보가 이곳에서 분석되고 통제됐지.”

서윤은 충격을 감추지 못했어요. “그러면 타민로그가 사람들의 건강 상태만 예측하는 게 아니라... 그들의 미래까지 조종할 수 있다는 거야?”

지후는 고개를 끄덕였어요. “맞아. 그래서 누군가가 이곳을 다시 가동하려는 거야. 타민로그로 미래를 통제할 수 있다면, 사람들은 스스로의 선택을 잃고 ‘예측된 삶’을 살게 될 테니까.”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서윤의 타민로그 기기가 다시 붉게 깜빡이며 경고음을 울렸어요. “30분 내 위험 상황 발생 가능성 95%.”

“뭔가 가까워지고 있어.” 서윤은 불안한 눈빛으로 지후를 바라봤어요.

그때, 통로 끝에서 불빛이 보였어요. 두 사람은 재빨리 벽 뒤로 몸을 숨겼어요. 발소리와 함께 검은 옷을 입은 요원들이 다가오고 있었죠.

“그들이 제로 포인트를 가동하려는 자들이야.” 지후가 낮게 속삭였어요. “우릴 발견하면 끝장이야.”

서윤은 숨을 고르며 빠르게 생각했어요. “그럼 우리가 먼저 가동을 막아야 해. 중앙 제어실이 어딘지 알지?”

지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통로 반대편을 가리켰어요. “저쪽으로 가면 제어실이 있어. 하지만 시간이 많지 않아. 저 요원들을 따돌릴 방법이 필요해.”

서윤은 잠시 고민하더니, 벨트에 달린 작은 발연탄을 꺼내 들었어요. “이걸로 시간을 벌자. 내가 던지면 그 틈에 제어실로 들어가.”

지후는 그녀의 결심에 망설였지만, 고개를 끄덕였어요. “알겠어. 조심해.”

서윤은 깊은 숨을 내쉬며 발연탄의 안전핀을 뽑았어요. “이제 시작이야...”

그녀는 연기를 내뿜는 발연탄을 요원들 쪽으로 던지고, 지후와 함께 어둠 속으로 빠르게 움직였어요. 그들의 운명은 이제 제로 포인트 안에서 결정될 운명이었어요.

 

서윤과 지후는 연기로 가득 찬 통로를 빠져나와 제어실로 향했어요. 경보음이 울리고, 붉은 조명이 어둠 속을 비추며 요원들의 소리 없는 움직임을 알렸죠. 서윤의 심장은 빠르게 뛰었지만, 그녀의 손은 기기를 꼭 쥔 채 흔들리지 않았어요.

“여기야.” 지후가 낡은 철문을 가리켰어요. 제어실로 통하는 마지막 문이었어요.

서윤은 손을 뻗어 문을 열려 했지만, 지후가 그녀를 막았어요. “잠깐. 열기 전에 한번 더 생각해 봐. 문을 여는 순간 모든 게 바뀔 수 있어.”

서윤은 지후의 말을 잠시 곱씹었어요. 하지만 그녀의 결심은 단단했어요. “이미 너무 많은 사람들이 사라졌어. 우리가 멈추지 않으면 더 큰 일이 벌어질 거야.”

지후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고 문을 밀었어요.

문이 열리자 제어실은 예상과 다르게 활기가 넘쳤어요. 수십 대의 모니터가 깜빡이며 데이터 흐름을 보여주고 있었고, 중앙에는 거대한 서버가 자리 잡고 있었어요. 그러나 그들 앞에 한 사람이 서 있었죠.

“기다리고 있었다, 서윤.”

그 목소리는 익숙했어요. 서윤은 충격에 굳어버렸어요. 민혁이었다.

“민혁...? 너... 실종된 게 아니었어?” 그녀의 목소리엔 혼란과 분노가 섞여 있었어요.

민혁은 냉정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어요. “실종? 아니지. 나는 진실을 깨달았어. 타민로그가 단순히 건강을 예측하는 도구가 아니라,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무기라는 걸.”

지후가 민혁을 향해 다가섰어요. “네가 이 모든 걸 계획한 거냐? 사람들을 통제하려는 건가?”

민혁은 고개를 저으며 답했어요. “통제가 아니야. 구원이지. 우리는 혼란스러운 미래를 예측할 수 있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어. 네가 모르겠어?”

서윤은 이를 악물었어요. “그게 네가 믿는 정의라면, 나는 그런 미래를 원하지 않아. 사람들은 스스로 선택할 권리가 있어.”

민혁은 냉소적인 웃음을 지으며 손목에 찬 타민로그 기기를 보여줬어요. “네가 아무리 발버둥쳐도 이미 늦었어. 제로 포인트는 곧 완전히 가동될 거야. 그때가 되면 아무도 미래를 바꿀 수 없어.”

서윤은 주위를 둘러보며 순간적인 결단을 내렸어요. 미래를 바꾸려면 이 서버를 멈춰야 해. 그녀는 지후를 향해 눈짓을 보냈어요.

“지후, 우린 그를 막아야 해. 방법은 하나뿐이야.”

시간은 빠르게 흐르고 있었어요. 민혁이 손을 뻗는 순간, 서윤은 결연한 표정으로 제어판을 향해 돌진했어요.

 

 

서윤은 제어판 앞에 서서 긴장감을 뚫고 빠르게 조작을 시작했어요. 타민로그 시스템을 멈추려면, 제어실의 핵심 데이터를 완전히 초기화해야 했죠. 하지만 민혁은 이를 예고라도 하듯 한 걸음씩 다가오며 웃고 있었어요.

“너희들이 뭘 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제로 포인트의 시스템은 인류의 미래를 바꿀 힘을 가지고 있어. 이제 와서 멈추려고 해도 이미 늦었어.”

서윤은 민혁의 말을 무시하고 기계의 복잡한 시스템을 해킹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나 그 순간, 제어실의 스크린이 빨갛게 변하며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했어요.

"시스템 잠금 해제 시, 제로 포인트 자동 가동."

서윤은 무서운 속도로 데이터를 넘기며 그 경고를 무시하려 했지만, 점점 시스템 잠금이 강화되었어요. 민혁은 차분히 다가오며 말했다. “봐. 이게 바로 우리가 창조하려는 세계야. 이미 너희는 끝났어.”

그때, 지후가 서윤에게 다가와 작게 속삭였어요. “서윤,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어. 그때처럼... 다시 한 번, 내가 시스템을 우회할 수 있어.”

서윤은 잠시 망설였어요. “지후, 네가 무슨 말을 하는 건데?”

“내가 그때 연구소를 떠날 때, 시스템 내부의 취약점을 하나 발견했어. 그걸 이용해서 바로 이 순간을 대비하고 있었어.”

서윤은 그의 말에 의심을 품었지만, 시간이 없었기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요. “그럼, 부탁해.”

지후는 자신의 손목에 달린 작은 휴대형 장치를 꺼내어 시스템에 연결했어요. 순간, 제어실의 모니터가 일시적으로 깜빡이며 잠금 해제가 시작됐어요.

민혁은 당황한 표정을 지었어요. “뭐야?! 이럴 리가 없잖아!”

지후는 짧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제 끝이야, 민혁.”

서윤은 그 사이에 빠르게 시스템을 초기화할 수 있는 명령을 입력했어요. 제어실이 갑자기 조용해지고, 수많은 모니터들이 잠잠해졌어요.

“다 끝났어.” 서윤은 깊은 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러나 민혁은 아직 포기하지 않았어요. 그의 눈에 분노가 어려 있었죠. “너희가 시스템을 멈췄다고? 그럼 내가 직접 할 거야!”

민혁은 서윤에게 달려들었지만, 지후가 몸을 던져 그를 막았어요. “너는 이제 그만 둬. 이미 변할 수 없으니까.”

서윤은 그들의 싸움을 뒤로하고 다시 한 번 기계 앞에 서서 데이터를 삭제하는 작업을 마쳤어요.

제어실의 조명이 꺼지며, 마지막 경고음이 울렸어요. "제로 포인트 시스템 종료. 미래 예측 종료."

서윤은 손목에 있는 타민로그 기기를 꺼내 들었어요. 기기의 화면이 서서히 어두워지며, 미래를 예측할 수 없게 된 순간이 왔어요.

“우리는 이제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미래를 되찾았어.” 서윤은 고요한 목소리로 말했어요.

지후는 그녀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렇지만, 서윤... 우리가 막았다고 해도, 누군가는 이 시스템을 다시 활성화하려 할 거야. 싸움은 끝난 게 아니야.”

서윤은 그의 말을 듣고 잠시 생각했어요. “알아. 하지만 지금은 우리가 선택할 차례야.”

그리고 두 사람은 제로 포인트의 폐쇄된 문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어요. 이 싸움이 끝났다고 말할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그들이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는 손에 쥔 순간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