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1장: 예고된 붕괴

by 타민로그 2024. 12. 4.

1장: 예고된 붕괴

차가운 바람이 어둠 속 골목을 스치고 지나갔어요. 주인공 서윤은 도시의 뒷골목에서 작은 약병 하나를 꼭 쥔 채 숨을 죽이고 있었죠. 그 약병에는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비타민, '타민로그'가 담겨 있었어요.

타민로그는 단순한 건강 보조제가 아니었어요. 섭취 후 기록 기기를 통해 미래의 건강 상태가 나타나는 기이한 물질. 하지만 누군가는 이 능력을 인간 통제와 지배를 위한 무기로 사용하려 했어요.

서윤은 처음엔 이 비타민이 단순한 실험용 샘플인 줄 알았지만, 동료 연구원들의 연이은 실종과 은밀한 감시가 시작되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어요.

갑자기 그녀의 손목에 찬 타민로그 기기가 붉은빛으로 깜빡이며 경고음을 울렸어요. "건강 위험 예측: 48시간 내 치명적 사고 발생 가능성 90%."

"말도 안 돼..." 서윤의 속삭임이 밤공기 속에 흩어졌어요. 이 기기가 예측한 미래는 결코 틀린 적이 없었으니까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그녀는 누군가가 계획적으로 이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는 강한 예감을 느꼈어요.

이제 서윤에게 남은 선택은 두 가지였어요. 도망칠 것인가, 아니면 맞설 것인가.

서윤은 깊은 숨을 내쉬며 결심했어요. "이제 나의 미래는 내가 선택해."

 

서윤은 기기의 경고음을 무시한 채 빠르게 움직였어요. 목표는 하나, 이 음모의 중심에 있는 누군가를 찾아내는 것. 그녀는 며칠 전 실종된 동료 민혁이 마지막으로 남긴 단서를 기억해냈어요. "모든 답은 **'제로 포인트'**에서 시작돼."

'제로 포인트'는 비밀 연구소 내에서도 극소수만 아는 장소였어요. 모든 연구가 처음 시작된 곳이자, 타민로그 프로젝트의 출발점. 그러나 그곳은 사고 이후 폐쇄되었고, 연구소 기록에서도 삭제된 상태였어요.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감추려는 것 같았죠.

서윤은 연구소의 오래된 설계도를 손에 넣기 위해 한때 보안팀에 있던 지후를 찾아갔어요. 그와의 관계는 그리 좋지 않았지만, 지금은 도움을 구할 수밖에 없었어요.

서윤? 네가 여기 왜 와?” 지후는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그녀를 바라보며 문을 열었어요.

“타민로그와 관련된 음모가 있어. 네가 설계도를 준다면 모든 게 명확해질 거야. 민혁도 실종됐어.” 서윤의 목소리엔 다급함이 묻어 있었어요.

지후는 잠시 망설이다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너무 위험해. 넌 아직 이 일의 전부를 몰라. 하지만... 내가 도와줄게.”

서윤은 지후의 손에서 오래된 파일을 건네받았어요. 설계도는 단순한 도면이 아니라, 연구소 내부에 숨겨진 비밀 통로긴급 탈출 경로까지 포함된 지도였죠. 그곳이야말로 진실에 다가갈 수 있는 유일한 열쇠였어요.

"내일 자정, 제로 포인트에서 만나자." 지후의 마지막 말이 서윤의 귀에 맴돌았어요.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알지 못했어요. 그들의 움직임을 누군가가 감시하고 있다는 것을. 검은 화면 너머에서 붉은 점이 두 개, 그들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죠.

 
서윤은 지후와의 약속 장소인 제로 포인트로 향했어요. 연구소는 깊은 어둠 속에 잠겨 있었고, 모든 것이 숨죽인 듯 고요했죠. 그녀는 숨소리마저 들킬까 두려워 최대한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겼어요.

설계도에 표시된 비밀 통로는 연구소 외곽의 오래된 창고 아래에 숨겨져 있었어요. 지하로 이어지는 철문을 발견한 서윤은 손전등을 켜고 어두운 계단을 내려갔어요.

“제발 무사히 들어갈 수 있길...” 그녀는 속으로 간절히 기도했어요. 그러나 마음 한편엔 계속해서 불길한 예감이 스며들었죠.

계단을 따라 내려가던 중, 어둠 속에서 작은 소리가 들려왔어요. 타닥, 타닥. 누군가가 그녀를 따라오는 듯한 소리였죠. 서윤은 순간적으로 멈춰서 숨을 죽였어요.

“지후...?” 작은 목소리로 불러봤지만, 아무런 대답도 없었어요.

그때, 등 뒤에서 거친 숨소리와 함께 한 손이 그녀의 팔을 움켜쥐었어요. “너, 여기서 뭐 하는 거지?”

서윤은 비명을 지르려다 눈앞의 얼굴을 보고 멈췄어요. 바로 지후였어요. “지후! 뭐 하는 거야! 죽는 줄 알았잖아!”

지후는 서윤의 팔을 놓으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어요. “미안. 근처에 다른 사람의 흔적이 있어서... 안전을 확인하려고 했어.”

서윤은 숨을 고르며 물었어요. “다른 사람이라니? 우리 외에 누가 여기에...”

그 순간, 계단 위에서 작은 불빛이 깜빡였어요. 누군가 그들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죠.

“이제 시간이 없어. 빨리 들어가자.” 지후는 서윤의 손을 잡고 급히 철문을 열었어요.

철문이 닫히는 순간, 서윤의 머릿속에 경고가 떠올랐어요. “치명적 사고 발생 가능성 90%.” 시간이 점점 그 예측대로 흘러가고 있었어요.

두 사람은 철문 너머의 지하 공간에 발을 들였고, 그곳엔 상상조차 못했던 진실이 기다리고 있었죠. 제로 포인트의 비밀이 마침내 모습을 드러내려 하고 있었어요.